I성향과 혼자 있는 시간의 중요성

I성향의 선택

내성적인 사람은 직장에서 일할 부서나 업무를 정할 기회가 주어지면 대부분 내근직을 택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싫거든요.

솔직히 밖에 나가서 생전 처음보는 사람 (그 사람이 소비자건 대리점 사장이건 아니면 그 누구라도)에서 마음에도 없는 미소를 날리며 우리 회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것은 I성향의 사람에게는 무척 힘든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게다가 밖으로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요.

저도 주로 내근직으로 일생을 보냈는데, 아마 회사 상사들도 저의 성격에 대해 잘 알고 있었겠죠.

저는 매우 내성적인 성격이라 한 눈에 그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딜레마

그러나 내근직에게도 사람을 만나 설득을 하거나 대중 앞에서 무언가 설명을 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조직 생활을 하려면 피할 수 없는 순간이죠.

그리고 회사에서도 내근직이라고 해서 항상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보게 내 버려두지는 않으니까요.

저도 이른 바 신제품 발표회 같은 행사를 주도하며 발표도 해보고 질의응답도 진행해 보았는데 처음에는 정말 지옥에 끌려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일은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만일 그 일을 회피한다면 직장을 퇴직하고 혼자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알아보는 것이 좋았겠죠.

부딛혀 보아야 합니다. 다행히도 이런 일은 반복될 수록 익숙해 지기도 하고요.

I 성향인 사람에게도요.

피할 수 없는 순간

여하튼 발표날은 다가오고 아무리 연습을 해도 두근거리는 가슴을 가라앉힐 수는 없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성격의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아무리 연습과 준비를 해도 결코 자신감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외향적인 사람은 누군가를 붙잡고 자신의 발표할 내용을 마치 실제로 발표하는 것처럼 떠들면서 평가를 해 달라고 하기도 하지만, 내성적인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죠. 아니,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선택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무도 없는 곳으로 숨어들어가 머릿속으로 며칠 후에 있을 상황을 그려보며 발표를 하는 자기자신을 그려보는 겁니다.

그 짓을 몇번이고 반복하죠. 다른 사람이 보면 바보라고 했을 겁니다.

당일 날, 행사가 시작되기 5분 전까지도 반복, 반복해서 연습을 했죠.

결과만 얘기하자면, 여하튼 저는 첫 발표를 잘 마쳤습니다.

칭찬도 좀 받았죠. 놀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별 방법을 다 써야 해요.

당일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발표 시간이 되어 좌석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보니 숨이 막히는 것 같았습니다. 눈 앞이 캄캄해졌던 것 같아요.

손발이 떨리고, 준비한 원고도 다 잊어버릴 것이라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심호흡을 해도 소용이 없었고요.

그래서 이렇게 주문을 외웠습니다.

‘나는 이제부터 배추밭에 나가서 발표를 한다고 생각하자’라고요…

그러니까 그 자리에 와 주신 소중한 귀빈들을 배추라고 생각하기로 한 겁니다.

불경스러운 생각이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아마 큰 실수를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실제로 효과가 있었습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상황을 맞이할 I 성향인 분은 한번 시도해 보세요.

우리가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렵지 배추나 강아지라면 다르지 않겠어요?

나는 연단에 올라가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자리에 앉아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각각 배추 한포기라고 계속 저에게 암시를 주었고, 그러자 두근거리는 가슴이 진정되는 것 같았죠.

그리고 5분 정도 지나자 완벽하게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점점 더 자신감이 차오르더군요.

끝날 무렵에는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아쉬울 정도였다니까요.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한 이유

여하튼 내성적인 사람은 이런 상황을 맞으면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것도 혼자서요. 아무도 없는 곳에서…

그러니까 만일 발표와 같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해야 할 기회가 다가온다면, 어떻게 든 혼자 준비를 할 기회를 확보해야 합니다.

그게 화장실이건, 건물 옥상이건 상관없습니다.

I 성향의 내향적 사람들은 혼자 있을 때 생각을 정리하고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므로 이런 기회를 꼭 확보해야 합니다.

저도 발표 당일 날에는 수시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양해를 구하고는 계속 화장실을 들락거렸죠.

그리고 화장실 문을 잠그고는 부족한 부분, 확신이 안 서는 상황에 대해 계속 생각하며 머릿속으로 어떻게 그 상황을 해결할 것인지 반복해서 그려보았습니다.

그 뒤로도 아마 수백번의 발표 기회가 주어졌을 겁니다.

I성향도 할 수 있어요.

저는 차차 대중 앞에서 발표하는 것에 익숙해 졌고 더 이상 발표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죠.

물론 그렇다고 성격이 바뀐 것은 아니고 저는 여전히 심하게 내향적인 성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회가 주어지고 최선을 다 하면 하나씩 극복해 갈 수 있다는 것은 알게 되었죠.

I 성향의 내향적인 사람은 어려움을 만났을 때 꼭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해 보세요.

그리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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