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힘

질문과 인간의 힘

인간이 태어난 직후에 스스로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우유병을 빠는 것과 우는 것 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인간보다 열등하다고 여겨지는 동물들은 대부분 태어나자마자 걸을 수 있음은 물론 1년도 채 안되어 부모 곁을 떠나 독립을 하게 되며, 여기에 비하면 갓난아이의 모습은 무능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두뇌의 힘입니다. 두뇌는 정말 신비로운 기관이지만, 인간의 뇌는 다른 동물의 뇌와 달리 정보를 저장하는 것보다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데 더욱 특화되어 있으며, 특히 無에서 有를 찾아내는 창의력은 인간만이 가진 독보적인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들은 아이들이 많이 아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새로운 문제를 발견했을 때 도전의식을 느끼고, 그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즐기도록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특히 인공지능 덕분에 지식의 가치가 상실되는 미래사회에서, 쓸데없는(?) 지식 습득에 하루 일과를 몽땅 투자하는 일은 비능률의 극치로 평가받을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아이들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꿈을 가지게 된다면, 꿈을 이루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질문입니다. 부모들은 아이들과 지내는 시간의 대부분을 아이들에게 어떤 질문을 던짐으로써 아이가 창의력과 도전의식을 가지게 될지를 설계하고 고민하는데 투자하여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여야 합니다.

본질적인 질문이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본질적인 질문 (Essential Question)을 던져야 합니다.

본질적인 질문은 지식을 확인하려고 던지는 것이 아니고, 탐구하고 고민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질문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라는 질문보다는 ‘우주는 어떤 곳일까?’라는 질문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더욱 가치 있는 질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를 묻는 질문은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 순간 답할 수 있는 것으로, 하등의 고민과 이어지는 행동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탐구하는 아이

그러나 아이가 우주가 어떤 곳일까를 묻는 질문을 받게 된다면, 우리는 아이가 어떻게 반응할지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어떤 아이는 우리가 사는 태양계부터 조사를 시작할 것이고, 또 다른 아이는 우주의 크기부터 알아보려 할 것입니다. 또 다른 아이는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에 대해 탐구를 시작할 것이고 어쩌면 외계인에 대해 고민을 시작하는 아이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우주가 어떤 곳일까를 탐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란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접근방법은 모두 이유가 있고 타당합니다. 우주의 크기부터 알아보려는 시도가 태양계에 대해 조사를 하는 시도보다 우월하다고 판단할 수도 없고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보장할 수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스스로 탐구를 시작하고, 자신이 탐구한 결과를 공책이나 머리에 정리를 시작했으며, 답이 없는 문제를 풀기 위해 행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주탐사 전시회를 같이 가달라고 부모를 귀찮게 할 수도 있고, 때로는 우주와 관련된 영화를 보게 해 달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얼마나 큰 변화이고 성장입니까?

본질적 질문에 반응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가장 소중한 능력인 난해한 문제 해결 능력, 협업능력, 논리력, 끈기 (그릿) 같은 것을 키워가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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